왜 ‘인스타그램 열풍’이 부는가? 인스타그램 Instagram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로, 미국에서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 1984~)과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1986~)가 2010년 10월 출시했다. ‘즉석 카메라(instant camera)’와 ‘전보(電報, telegram)’라는 단어를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사진을 쉽게 공유하고, 각종 필터를 통해 사진에 색깔과 효과를 쉽게 덧입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2년 4월 12일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 1,438억 원)에 인수해 화제가 되었다. 이는 대형 인수 · 합병(M&A)이 잦은 실리콘밸리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인스타그램은 당시 3,0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설립 2년밖에 안된 스타트업(초기 기업)이었고, 직원 수는 1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오라클 프로덕트 매니저인 조성문은 “수지 타산이 안 맞는데도 거액의 인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쟁 상대를 약화시키거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다. 페이스북이 무려 1조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매출 제로인 직원 열두 명짜리 회사 ‘인스타그램(Instagram)’을 산 것은 이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쟁사인 구글이나 트위터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것을 두려워했고, 또한 인스타그램을 만든 우수한 창업자들을 페이스북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가 철저하기 때문에, 섣불리 남이 만든 기술을 따라 했다가는 기업 이미지를 망치고 수천억 원, 수조 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하는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비싸게 인수하고, 그렇게 확보한 우수한 제품과 인재를 활용하여 비싼 인수 가격을 합리화할 수 있을 만큼 돈을 잘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또 좋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 이것이 이른바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핵심이다. 이렇게 ‘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나머지 일은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인터넷 분야에서 다음 메가 트렌드는 무엇일까? 시스트롬은 『조선일보』(2013년 7월 13일)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는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갈수록 우리는 분절되고(fragmented)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씁니다. 한국에서는 무슨 메신저를 쓰나요? 카카오톡을 쓴다고요? 미국에서는 와츠앱부터 페이스북 메신저까지 또 다른 것을 씁니다. 이건 정말 철저하게 나뉘어 있어요. 이메일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서비스 회사에서 만든 이메일 계정이라도 다 통했습니다. 지금은 음성 통화할 때, 문자 보낼 때, 길게 대화할 때, 짧게 대화할 때 쓰는 서비스가 각각 다릅니다. 이걸 해결하는 사람에게 미래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수는 2012년 4월에 1억 명을 돌파하더니, 2014년 11월 3억 명을 넘어섰으며(트위터 2억 8,400만 명), 12월 기업 가치가 350억 달러로 트위터의 23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스타그램은 이젠 동영상 공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한국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2013년 1월 인스타그램의 월간 이용자는 22만 4,395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 2월에는 311만 5,624명으로 2년 만에 14배 늘었다.

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열광하는 걸까? 무엇보다도 쉽게 사진을 보정하고 쉽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거의 하루 종일 스마트폰 셔터를 누른다”는 사진작가 강제욱은 “사적인 이야기를 쓰지 않고 이미지만 보여줘도 된다는 점이 편하다. 에스엔에스는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았는지, 일상을 통째로 적는 노트이면서 기억력의 한계를 돕는 장치”라고 말한다.

2015년 1월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긴 직장인 김혜은(26)은 “요새 친구들 사이에선 인스타(인스타그램 약칭)가 대세에요. 페북은 가족, 직장 동료들이 있어 사적인 얘기를 올리기 부담스러운 데다 광고도 많아져 볼 게 없어요”라고 말한다. 직장인 김형인(여 · 27)은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어도 색감, 초점 등을 보정해주는 기능이 있어 다른 SNS보다 예쁜 사진을 게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교수(심리학) 곽금주는 “최근 젊은 층은 문자보다 사진 · 동영상으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익숙하고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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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