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70% "유튜버 되고 싶다"…

“20대 청년들의 고민 상담! 보내주신 사연 읽어보겠습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정화예술대 남산캠퍼스 편집실. 방송영상학과 양은희(20)씨가 영상을 몇번이나 돌려보면서 자막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양 씨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디지털 편집' 수업의 과제로 청년 고민 상담 콘텐트를 만들고 있었다. 팀원들과 함께 기획부터 출연, 촬영과 편집까지 완성해 유튜브에 올리면 교수가 댓글로 피드백을 준다. 그는 “유튜브 편집이나 효과를 넣는 법을 배우고 있다. 혼자 영상을 만드는 역량이 생기면 유튜브·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대학에도 관련 전공이나 강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아예 '유튜브 학과'를 신설하거나 '1인 미디어'를 강조한 별도 전공을 만드는 대학도 생겼다.

세종사이버대와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등은 내년에 유튜브 학과를 개설한다. 세종사이버대가 개설하는 '유튜버학과'는 4년제 대학 중에 유튜브라는 이름을 붙인 첫 사례다. 이 대학 김상범 기획처장은 “방송보다 유튜브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시대가 되면서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은 많은데 제대로 된 교육 기관은 없다”며 “기획·촬영·편집·비즈니스까지 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과거 방송연예학과가 등장할 때도 이상하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인정받는 것처럼 유튜브도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사이버대는 내년부터 광고미디어학과를 광고영상창작학과로 바꿔 1인 방송 크리에이터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학교 내 스튜디오를 활용하고 외부 편집 전문가를 초빙해 실무 강의 중심으로 구성한다. 이 학과 서구원 교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연출 방법부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까지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유튜버를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 35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63%가 "유튜버 도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70.7%가 유튜버에 도전할 뜻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유튜버는 선망의 대상이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진로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 직업 3위가 유튜버였다.

대학들은 유튜브가 가진 상업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는 올해 '콘텐츠커머스융합전공'을 신설했다. 영상 제작 기술뿐 아니라 콘텐트의 상업적 측면도 강조한 전공이다.

이 학과 이승희(24)씨는 '융합콘텐츠의 이해' 수업을 통해 '키 큰 여자의 패션 코디법'이란 영상을 만들었다. 수업 과제 영상인데도 1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씨는 “수업에서 체계적으로 유튜브를 분석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콘텐트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튜브를 비롯한 콘텐트 제작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방미영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아마존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콘텐트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제작 기술과 창의성뿐 아니라 크리에이터가 스스로 저질 콘텐트를 정화할 수 있는 윤리적 측면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중앙일보] 20대 70% "유튜버 되고 싶다"…대학에 '유튜브학과'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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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