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과 기싸움’으로 얼룩진 토론회,안동.예천통합 가능한가?

-신도청이 축구공도 아니고!-

정경포럼.예천안동행정구역통합 신도시추진위원회(위원장 권중근)가 주최한 미래천년 경북의 중심 안동.예천 상생 발전 전략 포럼이 16일 오후 2시부터 경북도청 동락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김정모 영남신문 발행인(법학박사)이 진행을 맡은 세미나는 하혜수 경북대학교 교수, 기화서 지역공공정책연구원장, 조경섭 전 예천군의장, 강경탁 예천군의원, 김순중 안동시의원, 박정민 가톨릭상지대 교수, 김진영 한국농업연동센터 회장, 최성달 작가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결론적으로 이날 세미나는 주제발표와 토론를 위해 참석한 패널의 이야기보다 플로어 논쟁이 오히려 커지며 고성까지 오가며 통합추진위원회의 목표인 ‘통합’이 오히려 ‘불신과 기싸움,비화,갈등’만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날 ‘안동·예천 통합가능한가’를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선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시군통합은 배경과 근거, 통합가능성과 통합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예천군의회 강경탁 의원은 "신도시에는 안동.예천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생활하고 있으나 자치단체가 다른 관계로 각종 어려움이 많지만 통합에 관해서는 9명의 예천군의원 모두가 군민들 의견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지금 안동.예천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권기창 안동시장의 일방적 행위에 불과하고 만약 예천군이 안동시와 통합할 경우 안동시는 예천군을 변방으로 생각할 것이 뻔한데 동의할 수 없고, 통합이 꼭 필요하다면 관이 아닌 민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경섭 전 군의장은 20여년 동안 예천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왔다고 자부하면서 과연 통합이 성사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또는 예천군민이 안동시민이 된다는 것을 반기는 군민도 일부겠지만 집안 살림살이는 돈이 필요한 만큼 통합될 경우 과연 예천에 어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지 등 의문이 많고 또한 안동과 예천이 통합될 경우 36개 읍면으로 면적이 너무 넓어 단체장 혼자 관리하기 어렵고 예산과 지리적 조건이 맞이 않아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라 시.군민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현재 안동시가 행정의 종주국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도 적절치 않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안동시의회 김선중 시의원은 "안동.예천 통합을 주장하는 권기창 시장의 독단적인 행동은 현재로서 이해할 수 없으며, 안동시의원 대부분이 시간을 두고 예천군수, 예천지역 기관단체장, 지역 유지와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난 뒤 통합을 위한 단계에 들어가는 것이 수순"이라고 밝혀 시의회와 안동시가 엇박자 행동을 하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안동시장 부인, 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유경희 안동시여협회장, 정경포럼 김미자 회장, 안동시 문화원장, 안동시 자유총연맹 회장 등 많은 관변 단체 회장과 회원들이 참석해 통합을 지지하는 것을 엿보게 했다.

한편, 포럼에 참석한 방청객들은 이날 토론회를 두고 통합의 장단점에 대한 전문적, 논리적 접근보다는 시군민들의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입장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뿐 만 아니라 토론회 말미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문과 답변이 아니라 찬반에 대한 강성 발언으로 이어지며 좌장이 토론회를 급히 중단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방청객 간에도 고성이 오가는 등 이날 포럼을 두고 방청객들에게 안동과 예천의 통합 공론화와 상생의 불씨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혹평까지 내려지며 오히려 안동.예천간의 불신감 조장,찬.반론자들의 기싸움으로 비화, 갈등만 부추겼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신도청 주민 김모씨(38세.남)는 “이게 뭐냐! 내가 안동땅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건 아니다,신도청 주민들의 의견은 도대체 어디갔느냐! 자기들끼리 쑈를 하고 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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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