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령 하향 조정 뒤 처음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선거운동과 선거관리에서 적잖은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기관의 공적 사무와 관계된 법률인 만큼, 선거법 위반에는 무거운 처벌이 뒤따른다. 그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겨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새내기 유권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의문점들을 추려 정리했다.
■ 어떤 선거운동 가능할까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가 되면 말과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기본적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4월2~14일)에 할 수 있는 선거운동과 항상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다르니 조심해야 한다.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 후보자에게 투표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어떨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가능하다. 이때는 친구나 지인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거나 찍지 말아 달라는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기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유튜브에 정당·후보자 지지 영상을 올리고 해당 영상의 링크를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유하는 것은 선거일을 포함해 언제든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선거운동을 행하는 시점에 만 18살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18살이 넘으면 정당에 가입해 활동하며 당비도 낼 수 있다.
■ 투표 대가로 기프티콘 안 돼
친구들과 일상적 대화 수준을 벗어나 ‘선거운동원’처럼 행동하는 건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쉬는 시간에 다른 교실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거나 정당의 공약홍보물 등 특정 정당명이 적힌 인쇄물을 나눠주면 선거법 위반이 된다. ○○당 선거유세 노래를 다운받아서 쉬는 시간에 핸드폰으로 틀어놓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 투표해달라고 하는 것도 할 수 없다.
투표를 해주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더 조심해야 한다. ‘○○○ 후보에게 투표해주면 게임 아이템을 주겠다’고 하거나, ‘△△△ 후보가 당선되면 커피 기프티콘을 쏠 테니 선착순으로 쪽지를 달라’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내면 처벌받는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후보자를 찍어주는 대가로 게임 아이템, 카카오톡 선물 등 재산상 이익이 되는 일체의 것을 주거나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라도 예외는 아니다. 후보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해줘서 고맙다’고 문화상품권 등을 건넨다면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사전 지지도 조사도 금지돼 있다. 학급 안에서 어떤 후보자를 더 많이 지지하는지 알아보려고 카카오톡 단체방 등에서 모의투표 등을 해선 안 된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에 사용되는 투표용지와 비슷한 ‘가짜 투표용지’를 만들어 반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투표하는 방식으로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하는 방법도 불법이다. 이 밖에 교내 동아리 명칭이나 동아리 대표 이름으로 ‘○○ 동아리는 이번 선거에서 □□□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식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 학교와 교사가 주의해야 할 점은?
학교와 교사도 중립 의무를 다해야 한다. 학교는 후보자를 초청해 대담을 하거나 토론회를 열거나 학교 명의로 선거운동을 해선 안 된다. 학생들을 모아놓고 특정 후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하는 일이나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학교 간행물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불리한 기사를 게재해 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교사가 학생에게 문자, 인터넷 누리집, 전자우편 등을 이용해 선거운동 정보를 게시·전송하거나, 특정 후보의 학교 내 선거운동만을 허용하는 행위, 정당에 가입하고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 18살 학생을 대상으로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선거와 무관하게 교육의 일환으로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 대해 보편적으로 승인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건 가능하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역시 학교 관리자의 뜻을 따르지 않고 교내에서 선거운동을 하거나 학생들에게 자원봉사 등 선거운동 관련 아르바이트를 소개하고 금품을 제공해선 안 된다. 다만 학교 안에서 명함을 배부하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일, 교내 공개장소에서 연설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입학식·졸업식 등 학교의 각종 행사에 참석해 악수나 인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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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