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성인문해교육 ‘소망의 나무’ 한글교실 펼치다.

제비둥지에 모이 물고 오는 어미 새를 반기는 어린 새들 같다
26개 경로당. 93명 어르신에게 배움의 기회 제공

“한글, 우리글 배워는 것이 소원이니더. 글을 몰라 난처한 적이 더러더러 있었니더.”행복선생님이 오기 전에는 이런 기쁨을 몰랐고 부녀회장도 찾아가고 마을 이장에게 묻기도 많이 했니더“ 행복선생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한글 배우는 날은 제비둥지에서 모이물고 오는 어미 새를 반기는 어린 새들 같다.”며 “행복선생님 오는 날만 기다립니다.”

“배우는 것이 흉이 되었던 여자들, 오빠와 남동생 출세의 길을 열어주는 일은 좋은 것으로 인정되었던 시절. 지금 배우려니 무척 어려운데 행복선생님이 가르쳐 주니 맘 놓고 따라가지요. 월매나 좋은지 아닝교. 즐겁고 행복하며 시간시간이 아까워요”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회장 구승회) 경로당 행복선생님은 지난 3월 20일부터 경로당 성인문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문해(한글)교실은 소망의 나무 1단계를 활용하여 보고 읽고 쓰고 대화를 나누며 진행한다. ‘소망의 나무’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성인문해교과서를 무상 지원 받아 운영하고 있다.
1단계 소망의 나무(초등1~2학년 수준)는 총5권(교과서 4권, 워크북 1권)으로 구성되어 쉽게 배움의 과정을 펼치고 있다

서00 어르신은 지난 3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한 시간씩(오전11~12시) 문해수업을 받고 있다.
“세상을 이제야 눈뜬 기분을 아시나요? 책을 펼 때는 ‘학교 왔다.’ 책을 덮을 때는 ‘학교 잘 다녀왔다’고 나를 칭찬합니다. 노래도 부르고 식구들에게 편지도 쓰고 시도 쓰고 싶고 힘이 닿는 날까지 오래오래 공부할 계획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정애 성인문해교육 행복선생은 “소망의 나무 책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많은 어르신들께서 글자공부를 하기 위해서 본인의 책을 가져본 일이 처음이라며 좋아 하셨고 그림을 보고 글자를 익히니까 이해가 잘 된다고 하셨다 대부분의 어르신들께서 조금 더 일찍 이런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아쉬워하셨다.”고 말했다.

기존의 한글교육은 글자를 익히는 방식이라 낱말을 많이 배워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하지만 행복선생님과 어르신들이 일대일 맞춤식 수업을 진행해 학습 성취도를 높여가고 있다

<저작권자 ⓒ 한청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