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한국 활쏘기의 현실과 방향[2]

-생활스포츠지도사 . 청소년국궁지도사 권성옥-

2. 국궁의 인문학적 의미

 

우리의 전통 활쏘기는 인간의 활동과 문화와 관련하여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가를 살펴보면

 

첫째 심신 단련의 좋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활쏘기는 인간의 치열한 삶 가운데서 탄생하고 오랫동안 발전하고 수행된 활동 이었다. 사냥과 전쟁을 통하여 가족과 집단의 생존과 운명이 걸려 있는 냉혹한 현실과 직접 연관된 활동이었다.

 

17세기 화약 무기인 총포의 출현으로 무기와 사냥 도구로서 활의 기능은 운명을 다했지만, 활쏘기의 인문학적 의미는 현대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활쏘기의 수련이 우리의 몸과 정신을 단련하고 강화하는 좋은 도구가 되며, 활쏘기의 수련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 때문이다. 어느 수준까지 실력이 쌓이기까지는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 꾸준한 몸의 단련으로 보통 사람보다 훨씬 강하고 부드러운 신체를 만드는 일과 이것을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강화해 나가는 일 등이 반드시 요구되는 무예이기 때문에 심신 단련의 훌륭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 국궁 사법은 양궁이나 세계의 어느 민족 활쏘기보다 심신단련에 탁월한 유익을 준다고 말 할 수 있다. 바로 역근의 원리, 짤심(비틀림)의 원리, 맞힘의 원리, 단전호흡의 원리가 적용되어 우리 신체의 내부 장기를 긴장과 이완의 반복으로 건강 유지의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둘째 공동체 정신의 함양이다.

 

국궁은 단순히 개인 단련의 수단을 넘어서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활쏘기는 개인이 저마다 노력해서 연습을 충실히 해야만 익숙해 질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투나 사냥시대의 활쏘기는 무엇보다 집단적으로 수행되는 활동 이었다.

 

한사람의 탁월한 능력만으로는 사냥이나 전투에서 결코 기대한 결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기에 집단 전체의 능력이 필요 했다. 따라서 집단 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발전해 왔다.

 

이는 필연적으로 공동체 정신을 키우는 것과 깊은 관련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사람이 같이 활을 쏠 때 함께 나아가고 함께 물러나고 쏜 화살을 주우러 갈 때는 모두가 다 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나가서 줍고 함께 뒤돌아 오는 관행이 있다. 이것을 동진동퇴라고 하며 전투나 사냥에서 활을 쏠 때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만 했던 전통을 반영 한다고 볼 수 있다.

 

동료나 선후배로서 활터에서 함께 활을 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 공동 운명체로서 함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부족한 부분은 서로 가르쳐 주고 함께 나아가고 뒤돌아 오는 일상에서 자연스레 공동체 정신이 길러지는 것이다. 우리 활쏘기의 옛 풍습에도 각 지역별로 편사놀이라는 게 있어서 여럿이 활을 쏠 때면 단순히 개인 간의 경쟁보다는 두 편이나 세편으로 나누어 경쟁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러한 풍습도 결국 개인의 능력보다 공동체의 협력을 중시한 우리 활쏘기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우리 민족 정체성의 핵심이다.

 

국궁은 우리 민족 정체성의 핵심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활은 우리 민족의 상징과도 같은 무기였고, 활쏘기는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다른 어떤 민족보다 활을 잘 만들고 잘 다루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터 잡고 살아온 지리적 무대가 주로 산지 주변이 많아 산을 끼고 수렵과 농경을 병행하며 살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침략을 거의 하지 않고 자연환경과 민족적 특성 때문에 전투를 하더라도 주로 산에다 쌓은 성안으로 들어가 수성 전을 벌였다. 수성 전에서 가장 유용한 무기가 바로 원거리 타격용인 활이었다.

 

활은 창이나 칼처럼 가까이서 피를 보지 않아도 쏘는 능력과 사용방법에 독화살, 불화살, 애기살 등 따라서 다른 무기보다 적에게 훨씬 많은 치명상을 주거나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서로 맞붙어서 피 튀기며 싸우지 않고도 최소의 비용과 희생으로 적을 물리칠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였던 것이다.

 

고대로 부터 우리 선조들은 뛰어난 손재주와 과학기술 능력을 발휘하여 청동과 강철의 제련기술 정밀한 조각기술, 석조기술, 주조기술, 금속활자들에서 볼 수 있는 인쇄기술, 거북선이 상징하는 첨단 무기 제조 기술 등이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활의 제조 기술은 상고시대부터 우리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우리 활과 활쏘기는 역사 문화적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근대 스포츠에서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무대에 데뷔한지 짧은 역사와 적은 선수층을 가지고도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독보적인 양궁대회 성적은 우리의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민족적 특성을 연결 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청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성옥 기자 다른기사보기


오늘 코로나19 현황 08.15. 1시간 간격 자동 업데이트됩니다.
  • 확진환자 62,078
  • 사망자 50
  • 2차접종 87.0%
  • 3차접종 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