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풍골 학생들의 서울 나들이
은풍초등학교(교장 김영준)는 6월 3일(월)부터 5일(수)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서울 일원에서 ‘한양 도성, 서울 나들이’를 주제로 도시문화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이번 행사는 서울의 유적 및 박물관을 방문하고, 대학로에서 소극장 연극 및 난타 공연을 감상하였다. 그리고 마로니에 공연장에서는 그동안 학생들이 준비한 기악 합주 공연도 하였다.
은풍골 학생들의 서울 나들이는 학생 중심의 온전한 도시문화체험학습이라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다. 기존의 체험학습이 전세버스로 체험장소 바로 앞까지 이동해 관람이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학생이 수동적 체험자로 머무르거나 체험학습으로 이르는 과정에서 소외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체험학습 계획을 세울 때부터 학생들이 직접 체험장소를 조사하여 선정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보며 함께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기차(KTX)와 지하철, 도보 이용 등 대중교통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며 많은 시민들과 함께 여행하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경복궁과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은 도시문화체험학습의 중요하고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책 속에서나 옛이야기 속에서만 듣고 보던 우리의 오백 년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돌아보는 체험은 모든 학생들에게 가깝지만 낯선 느낌을 주었다. 우리의 의복임을 알고는 있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학생은 “학교로 돌아가서도 한복을 입고 다니면 좋겠어요.”하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숙소는 이태원, 서울에서 가장 다문화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곳이다. 학생들은 이태원 거리를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언어로 쓰인 간판을 먼저 접했고, 간판들 만큼이나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더불어 대학로 소극장에서는 바로 코앞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 학교 교실에서 배우는 연극과는 다른 느낌에 학생들은 공연 내내 숨죽이고 연극과 소극장의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은풍초 학생들은 도시에 와서 관람자로만 있지 않았다. 체험학습 둘째 날 저녁,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다. 올해 3월부터 서울 나들이에서 버스킹 공연하기를 목표로 전교생이 함께 기악합주와 합창을 연습했다. 음악 시간에 배운‘작은 별’,‘풍가알라피아’,‘숲속을 걸어요’,‘홀로아리랑’을 다양한 리듬악기, 실로폰, 알토 리코더로 연주했다. 학생들은 여가를 보내러 온 서울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마음껏 부르고 연주했다. 시민들은 아이들이 건네준 리듬악기로 함께 연주하거나 동요를 같이 부르기도 하며 작은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공연은 은풍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학교 전체 놀이음악 프로젝트의 마지막 성과물이다. 학생들은 “공연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어요.”,“생각보다 긴장되지 않았고 관객이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었어요.”하고 말했다. 공연을 준비하며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시골의 작은 학교만이 할 수 있는 전교생 합주단으로 보낸 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김영준(은풍초) 교장은 '이번 ‘서울 나들이’ 도시문화체험학습에서 학생들이 도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기 주도성과 효능감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신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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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